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2일 지하 벙커 파괴용 소형 핵무기인 ‘벙커 버스터’ 개발과 관련해 “북한의 전형적인 사례에서 보듯이 군사시설을 지하에 건설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지하 관통 핵무기 예산안이 단순한 연구 수준을 넘어선 것 아니냐”고 묻자 “북한과 이란 등이 군사시설을 지하화하고 있어 그 대책으로 우선은 재래식 방법을 고려하지만 (벙커 버스터 같은) 추가 대책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현 단계에서는 개발 여부를 결정할 만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자는 결정만 했으며 개발 단계가 되면 보고할 것이니 의회가 (개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에 대해 “물리학자들은 방사능 낙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지하 240∼300m까지 관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서 지상에 방사능 피해를 주지 않고 지하 군사시설만 파괴할 수 있다는 벙커 버스터 개발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