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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美 "北 核 폐기땐 테러지원국 해제 논의"

입력 | 2004-05-13 19:01:00


6자회담 실무회의 이틀째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틀째 열린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 포기 대가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편입시키는 ‘과감한 접근(bold approach)’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측은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CVID)의 핵 폐기’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미국측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테러지원국 카드’ 왜 꺼냈나=미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쿠바 이란 이라크 리비아 수단 시리아와 함께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미국측은 그동안 ‘핵 문제 해결과 테러지원국 해제는 다른 문제’라는 태도를 보여 왔다. 북한도 ‘우리가 핵을 포기해도, 테러지원 문제 때문에 국제기구로부터의 차관 제공이나 경제 원조가 어려울 것’이란 의구심을 가져왔다.

따라서 미국이 ‘테러지원국 카드’를 꺼낸 것은 이런 우려를 해소시켜 핵 폐기에 대한 동기를 강하게 부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핵 포기에 대한 확실한 당근이 필요하다’는 한국측의 중재 노력도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미국의 ‘CVID’ 원칙은 북한 체제에 대한 도발에 다름 아니다”며 미국측을 ‘거칠게’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강한 반발 때문에 이날 오후 열릴 가능성이 컸던 북-미 양자 비공식 접촉도 일단 연기됐다. 그 대신 6개국 수석대표와 최소 실무진만 참석하는 ‘미니 실무협의’가 3시간가량 밀도 있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실무그룹회의의) 일부 영역에서 회담 당사자들 사이에 의견차가 여전하다. 때론 의견차가 중대하다”고 말했다.

▽남북 접촉=이 자리에서 양측은 “최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남북장관급회담 결과가 6자회담의 긍정적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북측은 용천역 폭발사고에 대한 남측의 신속한 인도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핵 문제와 관련해선 기존의 입장 차이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6자회담 본회담과 실무그룹회의 비교

 본회담실무그룹회의수석대표차관보급국장급회의 방식-일정 의제에 대한 각 국의 기조발제-6개국이 순차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 발언 -6개국 모두 참석하는 공식회의 위주 -각 국의 모든 관심사항에 대한 자유 토론과 상호 질의응답-북한과 미국의 발언이 상대적으로 더 많음-다양한 비공식 양자 접촉 적극 권장1일 평균 회의 시간-약 3시간 -6시간 이상 대언론 브리핑-회의 초반부 공개(사진 촬영 가능)-회의 후 각 국가별 언론 브리핑-회의 장면 일절 비공개-각 국의 언론 브리핑도 금지회의 결과 발표 형식-의장요약발표문(1차회담)-의장성명서(2차회담)-어떤 종류의 합의 문건도 만들지 않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