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강동희
‘코트의 마법사’ 강동희(38·LG). 한국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이름을 날린 그가 28년 동안 정들었던 농구공을 놓고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지난달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강동희는 13일 LG 이용호 단장을 만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코치로 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LG 코치로 변신하는 그는 계약기간 2년에 연봉은 국내 코치 최고 수준인 1억1000만원을 제시받았다.
강동희는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선수 생활이 최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었듯 앞으로도 마찬가지다’라는 내용으로 선배 동료 팬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전날 밤 LG 숙소에서 거취를 최종 결정한 강동희는 그동안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을 놓고 마음고생이 심했다. 포지션이 겹치는 황성인의 LG 입단에 따라 갑자기 코트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허탈했다. LG와 재계약이 안 될 경우 KTF 모비스에서 자신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미련도 컸다.
하지만 어느새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물러날 때를 잘 선택해야 했다. 아직 얼마든지 뛸 수는 있지만 정상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아름답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 29일 결혼을 앞두고 있어 올해 5월 인생의 두 가지 전환점을 맞았다.
중앙대와 기아 시절 허재의 그늘에 가려 2인자였던 강동희는 이달 초 화려한 은퇴경기 속에서 유니폼을 벗은 허재와 다시 비교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은퇴식은 따로 갖지 않기로 했으며 구단에선 팬들과 함께하는 코치 취임식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 송림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강동희는 송도고-중앙대-기아-LG를 거치며 눈부신 개인기를 앞세워 우승 제조기로 명성을 날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