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면 당황하면서 고개를 들고 콧등을 쥐게 됩니다. 그러나 코피가 날 때 고개를 들면 피가 목구멍 쪽으로 넘어갈 뿐 지혈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코피가 목구멍 쪽으로 넘어가면 기도로 넘어가 어린이의 경우 자칫 숨구멍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원래 코피는 코뼈와 얼굴뼈로 싸여있는 코 점막의 혈관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콧등을 누르는 것은 지혈과는 무관합니다.
코피가 날 때 우선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솜이나 휴지로 콧구멍을 틀어막은 뒤 코 앞쪽 콧방울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입니다. 얼음이나 찬물로 코에 찜질을 하면 혈관이 수축되므로 지혈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응급조치로 이내 지혈이 되지만 코피가 잦고 지혈이 잘 안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연재물 리스트로 바로가기
코피의 원인은 대부분 외부의 충격 때문입니다.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코를 문지르는 행동은 코를 떠받치고 있는 연골 앞쪽에 자극을 줍니다. 이는 어린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코피는 코 앞쪽 혈관에서 생기지만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환자는 코 뒤에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코 뒤 출혈은 지혈이 어렵고 치사율도 4∼5%나 됩니다.
코피를 막기 위해서는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재채기를 할 때에는 되도록 입을 벌려 코에 압력을 줄이도록 합니다.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엔 지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김준우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