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유가 상승으로 한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라크 사태까지 겹치면서 새삼스럽게 ‘에너지 안보’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얼마 전 문화산업에 진출한 대성그룹 글로벌에너지네트웍의 김영훈 회장을 만났습니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미래의 신(新)성장사업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밑바탕에는 에너지 안보가 깔려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를 이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경제성장을 위해 천연자원을 파는 것이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나라보다 2% 비싸게 에너지를 사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한국의 문화를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해 이들이 한국을 이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문화산업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할리우드 문화를 세계에 전파해 친미 분위기를 확산시킨 것과 비슷합니다.
앞으로 에너지 부족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산업은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입니다.
한국의 문화산업은 역사가 짧아 흥행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저런 영화가 될까’ 생각했는데 대박이 터지고 ‘이 영화는 꼭 될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이 2주일 만에 간판을 내리는 일이 흔합니다.
또 문화산업은 여러 형태의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속성이 있습니다. 영화가 뜨면 관람수입 외에 비디오, DVD, 캐릭터, 인형, 티셔츠 등에 활용해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이 그 예입니다.
김 회장의 도전이 전혀 다른 업종으로 진출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지, 아니면 기업은 핵심 역량에만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을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 같습니다.
김두영 경제부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