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무섭다. 17일 주식시장은 지난주 ‘검은 월요일’의 재판이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 속에서 ‘여기가 바닥’이라는 심정으로 주식을 사들이던 개인들마저 ‘팔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까지 가세했다. 장 중반 프로그램 매수세가 흘러들어왔지만 역부족이었다.
운수창고업종이 11%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추락했다. 한국전력, 포스코, KT, KT&G 등 경기 방어주까지 약세권에 머물렀다.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을 빼고는 덩치 큰 종목 대부분이 이름값을 못했다. 삼성전자는 7% 가까이 빠졌다.
태평양, CJ, 하이트맥주 등 일부 내수주의 상승세가 그나마 눈에 띄는 대목. 실적 호조와 낙폭 과대라는 장점이 부각된 대우정밀도 3% 이상 올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삼성화재, 국내 유일의 석탄화학업체로 고유가와 원화 약세의 수혜주로 꼽힌 동양제철화학, 2·4분기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이건산업 등도 상승세를 타며 선전했다.
심리적 저지선인 400선이 무너진 코스닥시장은 370선대까지 밀려났다.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 공세에 힘없이 무너졌다. NHN, 다음, 레인콤, LG마이크론, 웹젠 등 대형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반면 호재를 만난 유니슨(대체에너지주), 듀오백(무상증자 결의) 등 극히 일부 종목은 상한가를 쳤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