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세계 가정의 날’이었다. 유엔이 나서서 가정의 날까지 선포하며 가정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노인학대, 아동 유기, 부부갈등, 이혼율 급증 등 총체적 가족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천하를 얻고도 생명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다 성취했다고 한들 가정을 잃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가정의 날이라고 하지만, 이마저도 가정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보다는 이벤트성 행사로 그친 게 그동안의 우리 상황이다. 행사가 아무리 성대해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한다.
최근 건강가정시민연대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개선해야 할 용어를 발표한 바 있다. 일상의 인습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집사람’ ‘주인양반’과 같은 성차별적 용어는 아내와 남편으로 각각 고쳐 부르고 불우 이웃은 ‘나눔 이웃’으로, 혼혈아는 ‘다문화 가정2세’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또 과부나 계모, 새엄마(새아빠), 홀어미(홀아비) 등의 용어 등은 아예 폐기하자고 제안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필자는 하루 5분을 투자해 가족문화를 바꿔가는 ‘5분 행복’을 제안하고 싶다. 가족간 하루 한 번 포옹하기, 가족간 안마와 마사지 나누기, 하늘을 쳐다보고 가족을 생각해보는 행복 묵상하기, 부모님께 마음을 담은 쪽지 전달하기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의외로 많다.
그 밖에도 가족간의 대화를 위한 마루(응접실) 캠프, 서로의 성역할을 바꾸어 상대를 이해하는 ‘화목운동’, 5번 칭찬하고 3번 지도하며 1번 야단치자는 의미의 ‘5·3·1운동’ 등이 있다.
경제위기만 위기가 아니다. 가정의 해체야 말로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위기다. 가정에서의 작은 변화는 큰 행복을 위한 예금과 같다.
송길원 건강가정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