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중인 노신부가 평생 모은 5억원을 사회복지 성금으로 기탁했다.
지난해 9월 전남 화순성당 주임신부를 끝으로 은퇴한 백용수 신부(66·마태오)는 37년 동안 사제생활을 하면서 모은 봉급 등 전 재산 5억원을 최근 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했다.
그는 30여년 전 위 절제수술을 받은 뒤 생긴 역류성 식도염이 점차 악화돼 1일 전남 화순 전남대병원에서 식도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남 목포 출신인 백 신부는 1966년 서울 가톨릭신학대 졸업과 함께 신부서품을 받은 뒤 목포 산정동 성당을 시작으로 담양, 함평, 무안, 보성, 화순성당 등에서 사제생활을 해왔다.
신부로서 재산이 5억원이나 되는 것은 평생 근검절약한데다 사제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은경축 행사 등에서 받은 각종 축하금을 모아뒀기 때문이다.
또 91년 사제생활의 애환을 담은 수상집 ‘주어진 만남을 찬미의 꽃다발로’를 선물로 받은 신자들이 보내온 성금 등도 큰 보탬이 됐다.
손에 묵주를 들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백 신부는 “성경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고 사제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당연한 일인데도 소문이 나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