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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삶]여성발명협회장 한미영씨

입력 | 2004-05-18 18:20:00


한미영(韓美榮·50)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요즘 자신의 첫 ‘발명품’의 특허 출원 준비로 무척 바쁘다. 협회에 발을 들여놓은 지 4년 만에 정식 발명가로 데뷔하는 것이다.

“협회 일을 하기 전에는 저도 발명에 문외한이었어요. 그러나 협회에서 발명가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발명이 거창한 게 아니고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내친 김에 저도 ‘발명’을 하기로 한 거죠.”

볼트와 너트 등을 생산하는 태양금속의 부사장인 한 회장이 2000년 여성발명협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협회의 어려운 재정 형편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줘야겠다는 단순한 마음에서였다. 그러다 전임 회장이 갑자기 물러나는 바람에 올 초 임기 3년의 회장에 취임하게 됐다. 한국여성발명협회는 1993년 설립돼 1999년 사단법인으로 재탄생한 단체.

“솔직히 사람들은 여성발명협회가 있는지도 잘 몰라요. 여성이 뭐 대단한 발명을 하겠느냐는 시선도 없지 않고요. 하지만 여성은 발명과 가장 밀접하다고 할 수 있어요. 생필품, 식품, 의복 등 생활 전반에 주로 여성들이 관여하잖아요. 바로 그곳에서 발명이 나옵니다. 국자 손잡이에 구멍 하나 뚫는 것도 발명입니다.”

한 회장은 가사에 종사하는 여성의 잠재력을 깨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장기 부착 사용 가능한 인조 속눈썹’ ‘향토 천연 염색법’ ‘공중에 뜨는 조명장치’ ‘프라이팬의 튀는 기름 막는 종이 뚜껑’ 등 톡톡 튀는 발명을 한 여성들을 선정해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하고, 여성을 상대로 지적재산권에 관한 순회설명회도 연다.

“19일은 제39회 발명의 날입니다. 1명의 천재가 수백, 수천을 넘어 한 나라를 먹여 살리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발명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섬세함에 창의성만 더한다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기막힌 아이디어가 틀림없이 나올 겁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