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 부인이 왼쪽 가운뎃손가락과 넷째손가락이 이상하다며 찾아왔다.
“골프 시작한 지 한 달 됐는데 공을 친 며칠 후부터 손마디가 아프고 전신근육통까지 생겼어요. 레슨코치가 처음에는 다 그렇다고 하더군요. 공치는 것이 재미있어 참고 열심히 했는데 며칠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을 굽힐 수 없어요. 억지로 굽히면 뚝 소리가 나면서 구부러져 다시 펴기 힘들고 만지면 몹시 아파요.”
바로 방아쇠 수지증(trigger finger)이다. 특히 초보 골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 증상은 장갑을 끼는 손의 가운뎃손가락과 넷째손가락에 많이 생긴다.
골프클럽을 꽉 잡고 계속 휘두르다 보면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계속 긴장한 상태에 있게 된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중년 초보 골퍼의 경우 힘줄의 피로감이 더해지고 결국 부어서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일단 의사의 처방을 받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쉬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물리치료를 하거나, 손가락 사이 아픈 곳에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있다.
평소 손가락 힘줄을 강화하기 위해 연식정구공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것은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전문의와 상의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상책이다. 초보 때는 모두 그러려니 하며 방치한 채 계속 공을 치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중앙대 의대 재활의학과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