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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SBS ‘섬마을 선생님’ 한지혜 “저, 예쁘죠”

입력 | 2004-05-20 19:40:00

6월 2일 첫 방영되는 SBS ‘섬마을 선생님’의 한지혜(오른쪽). 김영섭PD는 “한지혜는 아무렇지도 않게 3층 난간에 턱 걸터앉는가 하면 웃음 때문에 NG를 자주 낸다”며 “웃을 때마다 3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해 실제로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SBS


《‘외꺼풀 미인’ 탤런트 한지혜(20)의 외모는 비주류다. 다른 여자 탤런트와 달리 쌍꺼풀도 하지 않고 TV에 나오는 얼굴도 넓은 편이다.

“미인의 전형에서 많이 벗어났죠? 하지만 미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잖아요. 지금은 제 시대가 아닐까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이지만 그는 연기자로 데뷔한 지 1년 여 만에 드라마 주연을 벌써 두 번째 맡는다. 올 초 KBS2 ‘낭랑 18세’의 여고생 정숙에 이어 6월2일 첫 방영되는 SBS 16부작 수목드라마 ‘섬마을 선생님’(극본 이윤진 김의석)에서 교사 은수로 나온다.

CF도 5편을 찍었고,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 이어 9일부터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도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 ‘섬마을 선생님’ 촬영 현장(전남목포시와 신안군)을 찾아가 한지혜와 몇 시간을 함께 보냈다.》

S(장면)#1. 전남 목포의 한 호텔

“오늘이 성년의 날(17일)인데 아무것도 못 받았어요!”

17일 오후 만난 한지혜는 차분하게 보이는 단발머리와 달리 양손으로 큰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그는 오후 내내 목포항 여객터미널 부두에서 조폭 ‘광기’(권오중)의 일당으로부터 형사 ‘호태’(김민종)와 함께 도망치는 장면을 찍었다.

‘낭랑 18세’의 정숙이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캐릭터인데 비해 ‘섬마을 선생님’의 은수는 26세의 여교사로 캔디와 오드리 헵번을 합친 역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지혜는 젊은 탤런트들이 기피하는 사극에서도 당대를 휘어잡는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어울린다는 말을 듣겠지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영섭 담당 PD는 한지혜에 대해 “스무 살 여전사 같다”고 말했다.

S#2. 호텔 근처의 한 카페

한지혜와 극중 연인이 되는 김민종은 타이틀 장면을 촬영하는 배 위에서 키스신을 찍었다(위). 전남 목포의 한 호텔 노래방에서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를 부르며 김민종과 함께 춤을 추는 한지혜.

대화를 나눈 지 얼마 안 됐는데 한지혜는 기자를 보고 갑자기 까르르 웃었다.

“기자님, 별명 있죠? 혹시 무슨 캐릭터 같다는 말 안 들으세요? 눈이 마시마로(엽기토끼)를 닮았어요! 귀엽다는 뜻이에요.”

한지혜는 특히 눈에 관심이 많다. 시력이 안 좋아 수술도 꼭 받겠다고 한다.

“밤샘 촬영을 하면 렌즈를 낀 눈이 너무 아파요. 라식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데, 일정 때문에 미루고 있어요.”

한지혜는 이 자리에서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권해오는 맥주잔을 뿌리치지 않았다. 그는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마셔야 할 때는 열심히 마신다”고 말했다.

“술을 가장 많이 마셔본 건 생일날 한예슬 언니와 함께였어요. 예슬이 언니와는 서로 힘이 돼주는 사이에요.”

한지혜와 한예슬은 2001년 슈퍼엘리트모델대회 출신으로 절친한 사이다.

이야기 도중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김민종이 다가와 촬영 중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지혜가 나를 ‘원로배우’라고 놀려요. ‘원로배우, 이빨은 언제 빠져요?’라고 하더니 그 다음날 정말 내 금니가 떨어졌어요. 남은 점심도 못 먹고 있는데 얘는 계속 웃어….”

S#3. 호텔 안의 노래방

기자간담회 후 드라마 제작·출연진과 기자들이 노래방에 함께 갔다. 한지혜는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를 불렀다. 가사는 자주 틀렸지만 사회를 맡은 김민종과 둘이서 화려한 춤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이날 그는 ‘낭랑 18세’와 ‘섬마을 선생님’의 캐릭터를 오갔다. 그러면서도 장미, 향수, 키스 등 ‘성년의 날’ 선물이 없다는 평범한 처녀의 투정도 부렸다.

그는 나중에 장미와 향수를 스태프와 팬들로부터 받았고, 키스는 다음날 촬영지로 가는 배 위에서 ‘섬마을 선생님’의 타이틀 장면을 찍으면서 김민종으로부터 받았다.

목포=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