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경기였다.
21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창립 100주년 기념 브라질과 프랑스의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 FIFA 세계 랭킹 1, 2위간의 자존심 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7만9000여 팬들은 ‘신축구황제’ 호나우두, ‘신예’ 호나우디뉴(이상 브라질), ‘중원의 마술사’ 지네딘 지단, ‘번개돌이’ 티에리 앙리(이상 프랑스) 등 월드 스타들이 펼치는 묘기에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는 98프랑스월드컵 결승전의 ‘리턴매치’. 당시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했던 브라질은 호나우두와 신예 호나우디뉴를, 프랑스는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를 투톱으로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2002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는 현란한 발재간과 번개 같은 슈팅으로 관중들을 흥분시켰고 지단은 환상적인 개인기와 한 템포 빠른 패스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앙리는 브라질 좌우 사이드는 물론 중앙까지 헤집고 다녔다. 호나우디뉴는 가슴 트래핑 패스 등 깜짝 묘기를 선보여 관중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브라질은 전반 9분 카를루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찔러준 패스를 호나우두가 수비를 가볍게 제치고 슛을 날렸지만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후반 21분엔 카를루스가 아크 정면에서 절묘하게 찬 볼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프랑스도 전반 23분 주포 앙리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1 대 1 찬스를 맞았지만 공이 발등에 맞아 골대를 넘겼고 실뱅 윌토르도 후반 18분 앙리의 멋진 어시스트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로 양팀 역대 A매치에서는 브라질이 5승4무3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22명의 선수와 심판 4명은 FIFA 창립 100주년을 맞아 전반전에 100년 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쳤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