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과천의 앞날은?’
최근 과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까닭이다. 여기에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과천의 행정기능 약화도 우려된다.
과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치가 떨어진 걸까.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재건축 추진이 빠른 아파트를 실수요자가 산다면 입주 후 시세차익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천은 전체 면적의 92%가 녹지이며 서울 강남과 가까운 것이 장점.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하면 과천은 행정도시에서 ‘강남권 전원형 주거지’로 바뀐다는 주장이다.
▽재건축 추진현황=과천의 아파트는 1981∼84년 입주한 1만4000여 가구의 주공아파트 단지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4, 5, 8단지는 고층이며 나머지는 5층 이하 저층아파트.
2003년 과천시가 확정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1∼3단지, 6단지, 11단지 등의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재건축이 가장 빠른 곳은 3단지와 11단지. 두 곳 모두 안전진단, 조합설립인가 등을 마쳤다. 11단지는 2003년 12월 사업승인을 신청했으며 3단지는 올 7월 사업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2단지와 6단지는 최근 경기도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조례’ 개정을 계기로 그동안 반려됐던 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재건축 때 적용할 최고 용적률은 11단지 160%, 3단지 190% 등으로 결정돼 있다. 기존 고층아파트는 250%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수익성 분석=3단지 15평형의 시세는 3억6000만원선. 무상지분(재건축 때 기존 집의 가치를 인정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새 아파트 면적)을 25.87평형으로 계산하면 추가부담금은 1억1900만원이다.
전세를 끼고 기존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고, 2008년 말 입주 때까지 연리 6%의 금리를 적용하면 금융비용이 약 6700만원이다.
매입비, 추가부담금, 금융비용 등을 합친 총 투자금은 5억4600만원인 셈. 중개업계는 2008년 과천의 30평형대 새 아파트의 평당 시세는 2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33평형의 입주 때 예상시세는 6억6000만원.
시세차익은 입주 때 시세에서 총 투자비를 뺀 1억1400만원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계산은 단지 예상일 뿐이다. 시세차익은 재건축 추진 속도와 입주 때 아파트 값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다만, 재건축이 무산되지 않는다면 실수요자가 손해 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시세 및 투자 포인트=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값은 최근 2주 연속 떨어졌다. 과천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거론되면서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단지 15평형은 5월 초 한때 호가가 4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수요자가 감소하면서 4억4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온다. 나머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도 비슷하다. 한 달 새 평균 500만원 남짓 가격이 떨어졌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실수요자라면 떨어진 값에 급매물을 사는 것도 좋다”며 “재건축에 불안 요인이 많으므로 사업추진이 빠른 곳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환수제, 재건축 때 임대아파트 건립 방안 등이 시행된다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1단지는 관악산 자락을 끼고 있고 자연 여건이 양호하다. 160%의 용적률을 고려할 때 15층짜리 아파트로 재건축될 가능성이 높다.
3단지는 최고 25층으로 재건축돼 전망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고층으로 짓는다면 단지 내 녹지공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