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도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4분기(1∼3월) 순(純)상품 교역조건지수는 86.8로 지난해 4·4분기 지수인 89.7에 비해 2.9포인트(3.2%) 떨어졌다. 이는 한은이 교역조건 통계방식을 재편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순 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로 맞바꿀 수 있는 수입량을 뜻한다. 따라서 이 지수가 떨어지면 교역조건이 나빠져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2000년 100을 기준으로 99년 114.1, 2001년 95.5, 2002년 95.0, 2003년 89.0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이인규(李仁揆)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차장은 “올해 1·4분기 지수가 낮아진 것은 수출단가지수가 지난해 4·4분기(10∼12월)보다 3.3% 오른 데 비해 수입단가지수는 6.7%나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단가의 경우 원유가 전 분기보다 8.8% 올랐고 철강재 11.0%, 전기 전자기기 6.7%, 곡물 14.6%, 경공업원료 5.7%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체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수출총액을 주고 얻을 수 있는 수입총액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88년 이후 연도별 1·4분기 수치로는 가장 높은 134.1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4·4분기의 141.3에 비해 5.1% 떨어진 것이지만 작년 1·4분기보다는 32.0% 증가한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일정 기간에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
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구한다. 예를 들어 한 농부가 쌀 한 가마니를 수출해서 수입할 수 있는 미국산 농약의 양을 나타낸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일정 기간에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구한다. 예를 들어 한 농부가 쌀 한 가마니를 수출해서 수입할 수 있는 미국산 농약의 양을 나타낸다.
일정 기간에 한 나라의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지수로 나타낸 것.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한 뒤 100으로 나눠 구한다. 한국의 총 수출대금을 주고 수입해 올 수 있는 총 수입물량의 양을 나타낸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