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오은선씨(38·영원무역·수원대 산악부 OB)가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50m) 단독 등정에 성공했다.
오씨는 23일 본사와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20일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고 알려왔다. 이로써 오씨는 세계 7대륙 최고봉 중 엘브루스(유럽), 매킨리(북미), 아콩카과(남미)에 이어 4개째 등정에 성공했고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중에선 가셰르브룸2봉(해발 8035m)에 이어 2번째 정상 등극.
한국 여성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것은 93년 5월 10일 대한산악연맹 여성에베레스트 원정대의 고(故) 지현옥(99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 최오순, 김순주씨 이후 두 번째이며 단독 등반으론 처음.
오씨는 20일 오전 3시15분 북동릉 루트의 캠프5(해발 8300m)를 출발해 11시간 만인 오후 2시15분 정상에 섰다. 80도 이상의 암벽으로 이루어진 세컨드 스텝(해발 8750m) 너머에서 계명대 원정대 박무택 등반대장의 시신을 발견해 이를 베이스캠프에 알린 오씨는 한때 연락이 두절돼 산악인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정상에 선 뒤 보통 3, 4시간 걸리는 캠프5까지 11시간 만에 내려온 오씨는 “기상이 악화된 데다 체력이 떨어지고 산소도 부족해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오씨는 7월 세계 7대륙 최고봉 중 5번째로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해발 5895m)에 도전할 예정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