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朴贊郁·41) 감독의 ‘올드 보이’가 23일 오전(한국시간) 폐막된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Grand prix)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에 주어지는 2등상으로 지금껏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거둔 성과 중 가장 큰 것이다. ‘올드 보이’는 2002년 감독상을 받은 ‘취화선’(임권택 감독) 이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두 번째 한국 영화가 됐다.
‘올드 보이’는 영문을 모른 채 15년간 감금됐다 풀려난 한 남자의 복수와 참회를 다룬 영화로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돼 33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흥행에 성공했으며 근친상간을 다룬 내용과 잔혹한 묘사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일가와 테러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가문간의 뿌리 깊은 사업적 유착관계를 추적해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Fahrenheit 911)’이 차지했다.
감독상은 프랑스 영화 ‘에그질(Exils·추방자들)’을 연출한 토니 가틀리프에게 돌아갔다.남우주연상은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에서 열연한 14세 소년 야기라 유야, 여우주연상은 프랑스 영화 ‘클린(Clean)’에 출연한 중국배우 장만위(張曼玉)가 각각 받았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