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신화의 서민극시리즈 ‘사스가족’에 출연하는 배우 최준용. 그는 “서민극 시리즈는 연극을 자주 안보는 사람들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일상언어로 풀어가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박주일기자
“주인공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별로 재미없기 때문이죠. 개성 강한 악역과 의리 넘치는 조역으로 다양하고 오래 배우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SBS ‘야인시대’의 임화수, ‘올인’에서 형사로 출연했던 배우 최준용(39). 그는 연극무대와 TV, 영화를 오가며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S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에 출연 중인 그는 6월 6∼20일 서울 대학로 인켈아트홀에서 공연되는 극단 신화의 서민극시리즈 ‘사스가족’(윤대성 극본·김영수 연출)의 무대에 선다.
이번 연극에서 그는 서울 변두리 중국집 ‘북경루’를 40년간 운영해온 하씨의 큰 아들로 출연한다. 주방장인 북경댁의 딸이 사스(SARS) 파동에 휘말리면서 하씨의 생일축하를 위해 모인 가족들도 이틀간 음식점에 격리 수용되고 사사건건 부딪친다.
극단 ‘신화’의 창단멤버인 최씨는 90년 이후 매년 1, 2편씩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며 실력을 다져왔다. 그는 “10여 년 간 연극무대에 꾸준히 서다보니, 나도 모르게 ‘내공’이 쌓인 것 같다”며 “예전에 잘 안되던 연기가 어느 날 문득 되는 것을 보고 스스로도 놀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1992년 방송에 데뷔한 그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MBC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에서 김소연을 괴롭히는 악역으로 출연했을 때. 2002년 SBS 드라마 ‘라이벌’에서 주인공 김재원을 괴롭히는 금이빨의 조폭 두목 ‘봉광두’ 연기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야인시대’에서는 연예인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던 자유당 시절 깡패 임화수를 생생하게 연기했다.
“주로 악역에서 내 캐릭터를 찾는 이유는 2000년 연극 ‘치명적 선택’에서 치한 역할로 출연하면서 스스로 강렬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죠.”
극단 신화의 서민극 시리즈는 서민생활을 소재로 한 대중연극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1996년),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1998년), ‘해가 지면 달이 뜨고’(1999년), ‘엄마 집에 도둑 들었네’(2000년), ‘맨발의 청춘’(2001년)이 선보였는데 이 중 최씨는 3편에 출연해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박근형, 권성덕 선배님처럼 연극무대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잔뼈가 굵어 TV든 영화든 자유자재로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2-923-2131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