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조준희.1m92의 키에 하얀피부인 그는 씨름계의 대표적 얼짱.
LG투자증권씨름단의 새내기 조준희(22)는 지난 5일부터 나흘간 전남 고흥에서 열린 장사씨름대회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여학생들이 졸졸 따라다니며 사인공세를 퍼붓는 바람에 진땀을 뺀 것. 조준희는 “농구를 하던 송도중 1학년 때까지는 사인요청을 받은 적이 있지만 씨름선수가 된 뒤에도 사인공세를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씨름 경기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오빠부대’의 등장. 탤런트 뺨치는 ‘얼짱’. 탄탄한 근육질 몸을 자랑하는 ‘몸짱’, 여기에 ‘춤짱’, ‘제스처짱’ 등 개성만점의 장사들이 등장했기 때문.
지난 1월 프로 씨름판에 뛰어든 조준희는 대표적인 ‘얼짱.’ 하얀 피부에 준수한 용모, 1m92의 쭉 뻗은 몸을 가진 그는 매 대회마다 50명 이상의 여학생 팬을 달고 다닌다. 조준희의 소속팀인 LG투자증권에는 ‘모래판의 테리우스’ 남동우(29)와 ‘폭격기’ 김기태(24) 등 선배 ‘얼짱’들이 있지만 이들은 기혼자라 조준희 보다 인기가 덜한 편.
신창건설의 이준우(24)는 씨름선수 답지 않은 곱상한 용모의 ‘얼짱.’ 그는 “여자 팬들이 생긴 뒤부터는 얼굴을 다치거나 뾰루지라도 나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고.
체격 좋은 장사들 중에서도 신창건설의 조범재(28)와 LG투자증권의 이성원(28), 현대중공업의 김유황(23)은 대표적인 ‘몸짱.’ 이들은 군살 없는 몸을 만들기 위해 팀훈련이 끝난 뒤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매 관리를 한다.
이들 외에 신이 나면 2m18의 큰 키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은 테크노춤을 추는 ‘춤짱’ 최홍만(24·LG투자증권)과 묘기에 가까운 공중제비돌기 등으로 화려한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는 ‘제스처짱’ 장정일(27·현대중공업)도 눈길을 끌고 있는 장사들.
이들은 25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 특설씨름장에서 열리는 2005APEC 부산유치기념 민속씨름대회에서도 특유의 개성을 선보인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