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는 한국 증시의 ‘저승사자’인가? 25일 주식시장은 800선을 눈앞에 두고 또 한번 눈물을 삼켰다.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 증시마저 힘을 쓰지 못하자 780선으로 추락한 것.
외국인은 순매수(산 주식이 판 주식보다 많은 것)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선물 시장에서 4000계약 이상의 매도 물량을 풀어놨다. 이어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흘러나오면서 종합주가지수는 바닥을 향했다.
비금속 광물업, 서비스, 섬유의복업 등이 약간 올랐을 뿐이다. 삼성전자가 사흘 만에 49만원선으로 밀리는 등 덩치 큰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고유가로 대한항공과 코스닥시장의 아시아나항공이 5% 이상 하락하는 등 항공, 해운, 석유화학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대한해운, 쌍방울, 새한미디어, 진도, LG투자증권 등 인수합병(M&A)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센추리, 신일산업 등 여름 특수 종목도 각각 3%, 9% 올랐다.
코스닥시장도 하루 만에 4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개인이 모두 순매도로 대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다음과 KH바텍 정도가 약간 올랐을 뿐이다. 현대멀티캡은 중동 진출 소식에 힘입어 사흘째 상한가. 대체에너지 관련종목(유니슨, 서희건설, 이앤이시스템, 케너텍)은 고유가 ‘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