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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그가 뜨면 LA 잔칫날

입력 | 2004-05-25 18:23:00

괴물 소방수 “칠테면 쳐봐”‘칠 수 있으면 쳐봐.’ 강타자가 즐비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3경기 연속 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은 LA 다저스의 에릭 가녜. 시속 160km 강속구와 130km대의 체인지업, 110km의 아리랑 커브가 그의 무기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LA다저스의 ‘수호천사’ 에릭 가녜(28)의 연속 세이브 행진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평범한 투수였던 가녜는 이제 최고의 마무리 투수. 그는 지난해 9월 3일 휴스턴과의 원정경기에서 55연속 세이브에 성공, 99년 보스턴의 톰 고든이 세운 연속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가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즌 55세이브를 따내며 2001년부터 이어온 자신의 기록을 63경기로 늘렸고 올해 들어서도 10연속 세이브에 성공해 73경기 연속 세이브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 추세라면 100연속 세이브 달성에도 도전할 만하다. 문제가 있다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다저스의 방망이. 다저스는 25일 현재 23승1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1위에 턱걸이하고 있지만 최근 9경기에서 1승8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위 샌디에이고에 승차 없는 추격을 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녜는 세이브 기회도 점점 줄어들어 9일 피츠버그전에서 10세이브째를 따낸 이후 16일간 개점휴업 상태. 그는 이 기간에 두 번 등판했지만 한 번은 점수 차가 크게 난 경기, 또 한 번은 지고 있는 상태에서 컨디션 조절차 마운드에 올랐다. 구원 순위에서도 신시내티의 대니 그레이브스가 21세이브로 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공동 10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가녜가 올해 구원왕 3연패에 실패한다고 해도 그가 최고의 마무리 투수란 점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가녜의 최대 장점은 코너워크가 겸비된 시속 160km짜리 강속구와 130km대의 체인지업, 여기에 110km의 아리랑 커브까지 무려 50km의 스피드 편차를 가진 다양한 구질. 타자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가녜는 지난해 사상 최초의 2년 연속 50세이브 달성에 이어 마무리로선 11년 만에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가녜의 기록 행진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