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 동성 부부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네덜란드의 아네 마리와 헬렌(왼쪽) 부부. 아네 마리가 정자를 제공받아 아들과 딸을 낳았다. 사진제공 MBC
가족의 해체인가, 가족의 재구성인가.
한국에서는 가족의 전통적 개념이 깨지고 있다. 이혼율은 급증하는 반면, 출산율은 하락 일로에 있다. 이대로라면 가족이 해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변해나가는 진통이란 견해도 나온다. 과연 한국의 가족은 어디에 와 있는가.
MBC가 ‘가정의 달’(5월) 특집으로 27일과 28일 4시간씩 방영하는 ‘가족의 힘’(오후 1시)은 한국 가족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대형 특집. 이 특집을 기획한 이학영 PD는 “전통적 개념의 가족이 붕괴된 현실 속에서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1, 2부와 좌담, 도네이션 방송 2회로 구성된다. 다큐 1부 ‘2004, 가족’은 동성 부부와 동거 부부도 법적으로 인정받는 유럽의 가족을 통해 한국 가족의 현주소를 묻는다. 유럽은 전통적 가족의 해체가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다. 동거가 일상화된 프랑스에는 동거 계약을 명문화한 ‘팩스’(Pacs)라는 제도가 있어 동거를 결혼의 한 형태로 수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동성 부부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 부모 가족, 무자녀나 재혼 가족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는 추세이지만 전통적 개념의 가족관은 여전히 확고하다. 연출을 맡은 안동욱 PD는 “한국은 가족에 관해서는 문화적 아노미 상태”라고 말했다.
다큐 2부 ‘신(新) 가족이야기’에서는 유럽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소개한다. 세계 최초로 동성 부부가 된 네덜란드의 아네 마리와 헬렌은 “애들을 키우는데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나눌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전 가정에서 각각 낳은 자식을 데리고 재혼한 부모를 둔 윤석규군의 집을 통해 재혼 가정의 성공 사례도 담았다.
좌담에는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최연실 상명대 생활환경학부 교수 등이 출연한다. 진행은 김성주, 황선숙 아나운서.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