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양궁 국가대표 최종 3차평가전에서 ‘바늘구멍’을 통과한 남녀 대표팀의 ‘무서운 10대’ 임동현(오른쪽)과 이성진. 18세인 임동현은 지난해 뉴욕 세계 선수권대회 개인전 결승까지 올랐고 힘이 좋고 공격적으로 활을 쏘는 이성진은 아테네에서 ‘제2의 서향순’을 꿈꾼다. 안철민기자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를 수확한 세계최강 한국 양궁. 가장 확실한 금메달 종목인 양궁은 태극마크 달기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선발전이 치열하다는 얘기.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에 비유되는 선발전을 통과해 8월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할 양궁 남녀 대표팀이 확정됐다. 26일 태릉선수촌 양궁장에서 열린 최종선발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여자부 윤미진(경희대) 박성현 이성진(이상 전북도청), 남자부 장용호(예천군청) 박경모(계양구청) 임동현(충북체고)이 올림픽 최종엔트리로 확정됐다.
‘깜짝스타’는 19세의 이성진. ‘주부궁사’ 정창숙(대구서구청)과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였던 이성진은 오전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해 7위에 그친 정창숙을 따돌리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전 국가대표 김조순과 윤혜영을 배출한 명문 홍성여고 출신인 이성진은 주니어시절 전국대회 우승경험이 없을 정도로 무명이었지만 지난해 8명의 국가대표 안에 포함된 뒤 기량이 급성장, 아시안컵에서 개인 3위를 차지했다.
1m64, 65kg의 당당한 체격에 힘이 좋고 공격적으로 활을 쏘는 게 강점. 여자대표팀의 서오석 감독은 “활을 쏘는 타임이 아주 빨라 ‘속전속결’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진은 육상 단거리 선수 출신.
한국 여자양궁은 전통적으로 고교생이 올림픽 무대에서 ‘신데렐라’로 탄생한 경우가 많았다.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은 당시 광주 중앙여고생이었고 ‘신궁’ 김수녕은 청주여고 재학 시절 88올림픽을 제패했다.
윤미진 역시 경기체고에 다니면서 시드니올림픽 2관왕에 오른 적이 있어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10대 돌풍의 전통이 이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대표팀은 남녀 모두 사상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자의 경우 시드니 올림픽 2관왕인 윤미진과 2001년 베이징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인 박성현에 신예 이성진이 가세해 노련미와 패기를 갖췄다.
남자부도 마찬가지. 이날 120점 만점(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쏜 장용호는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하는 베테랑. 18세인 임동현은 지난해 뉴욕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결승까지 올랐던 ‘무서운 10대’다.
대표팀은 31일 경기 파주시 문산에 있는 1사단으로 1박2일간의 정신교육 훈련을 갔다 온 뒤 다음달 10일 독일, 그리스 아테네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7월엔 담력을 기르기 위해 팬들이 많이 모인 잠실야구장과 경륜장에서 연습경기도 펼칠 예정.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양궁대표팀 훈련 일정▼
▽5월31일= 전방 군부대(1사단)에 입소해 1박2일간 보초 근무 등 정신훈련
▽6월12일= 독일 유러피안그랑프리대회 참가
▽6월20일= 아테네 피나티나이코 스타디움 적응훈련
▽6월25일= 귀국 후 자체훈련
▽7월= 잠실야구장과 경륜장에서 담력훈련
▽8월5일= 아테네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