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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해상서 규모 5.2 역대최대 강진

입력 | 2004-05-30 18:47:00


29일 오후 7시14분경 경북 울진군에서 동쪽으로 80km 떨어진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5.2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30일에도 인근에서 두 차례의 약한 지진이 발생했다.

30일 울진기상대에 따르면 29일의 지진은 지역에 따라 5∼6초간 이어졌으며, 1978년 국내에서 지진에 대한 계기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인 속리산 지진(1978년)과 같은 규모로 확인됐다.

울진군 북면 주민 이정숙씨(55·여)는 “집에서 TV를 보던 중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집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기상대 관계자는 “영남지역 일원에서 건물이 흔들리고 전국적으로도 일부 진동이 감지됐다”면서 “78년 당시에 비해 측정기술이 발달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진의 강도는 공식 기록으로는 사실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30일 오전 4시45분경 울진 남동쪽 70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2.0의 약한 지진이, 오후 9시45분경 울진 북서쪽 10km 육지에서 리히터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대는 오전의 지진과 달리 오후의 지진은 울진 지역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자력발전소는 직접적인 지진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원자로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경북도는 지진에 따른 해일 발생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항 경주 울진 영덕 울릉 등 동해안 5개 시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리히터 규모 5 이상∼6 미만의 지진은 4단계(약한, 보통, 강한, 매우 강한)의 지진 분류 중 3단계(강한 지진)에 해당한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해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일부 전문가의 주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는 지구의 지각을 이루는 판 가운데 하나인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는 일본이나 대만과는 달리 판 안쪽에 있어 지진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7일 기상청 초청으로 방한한 독일 포츠담 지구물리연구소 최승찬 선임연구원은 “한반도는 주변 4개 지각이 몰리는 힘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이 가운데 한쪽의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질 경우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물에 대한 내진설계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78년 이후 올해 5월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620회. 90년 이전엔 연간 평균 10∼20회 발생했으나 90년대에는 30회를 넘었고 2001년 이후엔 40회를 넘어섰다.

기상청 지진정보센터는 “지진발생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지진관측망이 조밀해지고 장비의 성능이 좋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울진=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