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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안보협력과 6자회담]6자회담 한계 극복하려면

입력 | 2004-05-30 19:02:00


이날 심포지엄에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의 성공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과 참가국의 동상이몽(同床異夢) 때문에 회담에 일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교차했다.

또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미국, 북한-일본간 채널을 긴밀히 유지하는 것도 6자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는 제안도 나왔다.

▽“6자회담은 성공적”=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의 전문가들은 회담의 성과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엄청난 안보부담을 갖고 있는 북한의 회담 참석 자체가 긍정적이며,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가 핵문제를 둘러싼 대립에서 대화기조로 접어드는 계기를 제시했다(치바오량 연구원)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인 후나바시 요이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도 동북아에서 역할을 맡을 협력체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의 성공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국6색”=김동성 교수는 “현재 6자회담이 1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북한 핵의 위험성을 덜 중시하는 분위기가 참가국 사이에 형성된 것은 우려할 만하다”며 “(중국의) 대 북한 압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정종욱 교수는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은 비현실적이며, 6자회담은 인내심의 경쟁장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6자회담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였다.

아사히신문의 후나바시씨는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6개국은 전략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즉, 미국은 아직까지 해법 제시를 미루면서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북한도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인상을 주는 바람에 ‘최종 해결단계’에서 참가국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본보 최규철 논설주간은 6자회담 참가국이 북한 핵 해결과정 및 사후 이득 챙기기에 관심을 쏟느라 해결이 더디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주최국의 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일본은 북핵 사태가 부른 안보위기를 즐기면서 헌법개정 및 재무장을 꿈꾸고 있고, 미국도 반(反)테러운동에서의 선전효과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작 교수도 “참가국들이 동상이몽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느냐에 회담의 미래가 달렸다”고 가세했다.


28일 ‘동북아 안보협력과 6자회담’을 주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일반 학술회의와는 달리 각국의 솔직한 견해가 심도있게 논의됐다.-변영욱기자

▽양자관계로 보완할 필요=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북-미, 북-일간 양자접촉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하영 외교부 정책기획관은 “6자회담 이외에 장외 해결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최근 방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일간 납치자 문제 해결을 통해 일본의 역할에 추진력이 붙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북-미간 실효성 있는 채널이 유지되는 것이 6자회담 성사에 필요하다’(정종욱 교수)거나 ‘다자회담의 덫을 피하기 위해선 6자간에 게임의 법칙을 정해야 한다. 6자구도 안에서의 양자회담이 활성화되면 상승효과를 부를 수 있다’(본보 방형남 논설위원)는 제안도 나왔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