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처 장관,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등을 지낸 원로과학자 최형섭(崔亨燮·사진) 박사가 29일 오후 10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20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화학야금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9년 귀국해 국산자동차㈜ 부사장, 상공부 광무국장, 원자력연구소 소장, KIST 원장, 과학기술처 장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한국과학원 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1966∼71년 KIST 초대원장을 맡았고 1971∼78년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7년6개월간 재직하면서 기술개발촉진법 등 관련법령 10여개를 제정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과학기술정책 및 연구관리 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개발전략’ 등의 저서로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정책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
학자로서도 고체와 액체간의 계면현상을 전기화학적으로 규명해 이를 부유선광이론에 적용한 업적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국민훈장 무궁화장, 제1회 한국공학기술상 대상,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일본 닛케이 아시아상 등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한국과학기술행정의 기틀을 세운 금속학자’라는 공로로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순란(李順蘭) 여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인 장남 재철(載哲),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차남 재실(載實), 일본 세이조대 교수인 삼남 준(俊)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영안실 1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다음 달 2일이며 발인시간과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결식은 KIST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문의는 02-3410-6912(삼성서울병원 영안실), 02-958-6161(KIST 홍보협력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