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서울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이 L당 1400원을 넘어서면서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레저용 차량(RV)과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단형과 대비되는 RV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이 포함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차는 현재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Ⅱ(800cc급)가 유일하다. 경차인 현대차의 아토스는 2002년 10월부터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대우차의 티코는 2001년 3월, 기아차의 비스토는 지난해 12월 각각 생산이 중단됐다.》
지금처럼 기름값이 비쌀 때는 운전자가 차량 구입비보다 유지비를 더 중시한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또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승용차를 연료 절약형으로 바꾸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인기 높아지는 RV=4월 국내에서 팔린 국산 RV는 3만4327대로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다였다.
승용차 판매대수 가운데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43.5%에서 지난해 41.9%로 주춤했으나 올 1∼4월에는 44.1%로 다시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유가가 계속 오름세이고 나들이용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RV가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RV는 휘발유 대신 L당 900원 안팎인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연비도 휘발유를 사용하는 승용차보다 높은 편이다.
기아차의 2000cc급 미니밴인 엑스트렉 수동은 연비가 L당 14.7km, 현대차의 2000cc급 SUV인 투싼 수동은 14.5km. 이들 차량과 배기량이 비슷한 국산 중형 승용차의 연비는 9∼12km대.
기아차 홍보실 이화원(李華元) 차장은 “지금 같은 기름값이면 연비가 가장 좋은 2000cc급 RV와 연비가 최하 수준인 중형 승용차가 1년에 2만km를 주행할 경우 연간 연료비는 17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신차 돌풍=지난달 11일 시장에 나온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와 3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투싼 등 일부 RV 차종은 수요가 급격히 늘어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 김기호(金基虎) 홍보팀장은 “RV 신차의 인기는 고유가의 영향도 있지만 올해 나온 신차들이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새롭게 변신했기 때문에 신차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디우스는 승용차의 승차감, SUV의 성능과 파워, 미니밴의 다용도성을 모두 갖춰 최고급 다목적 차량(MPV)으로 불린다. 로디우스 엔진은 뉴렉스턴과 마찬가지로 직렬 5기통 직접분사 방식 엔진으로 연료효율이 높고 흡음재와 방음재가 필요한 곳곳에 있어 정숙성이 향상됐다.
투싼도 첫 판매 이후 5월 29일까지 2만9159대가 계약됐지만 출고량은 1만287대에 불과하다.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3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투싼은 SUV의 경제성과 세단형 승용차의 장점을 골고루 갖춰 콤팩트 SUV로 불린다.
연료비가 적게 드는 ‘실속형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유일의 경차인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Ⅱ는 가정용뿐만 아니라 업무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경차는 아니지만 연비가 좋아 실속파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실속형 차량도 각광=경차가 승용차 판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5%, 2003년 3.2%로 감소하다 올해 4.5%로 높아졌다.
경차는 경제성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
경차를 운행하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득세 및 등록세 면제, 공영주차장 이용시 주차료 50% 할인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월 나온 기아자동차의 1000cc급 모닝은 아직 경차로 지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동 변속기를 쓰는 차량의 연비는 L당 18.3km로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모닝은 5월 29일까지 7012대가 팔렸으며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