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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브로드웨이 42번가’… 열정의 배우 정열의 무대

입력 | 2004-05-31 17:56:00


코러스에서 일약 스타로!

지난 달 29일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에서 개막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출신 코러스 배우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다는 성공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서는 주연은 물론 코러스 배우들의 땀과 열정이 돋보인다.

‘팝콘하우스’는 원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극장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당초 개막을 2주일이나 늦춰가면서 극장을 거의 리모델링하는 수준으로 음향과 조명 시설을 보강했지만 역시 뮤지컬 공연장으로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럼에도 윤석화 박해미 양희경 전수경 김미혜 황정민 김법래씨 등 뮤지컬계 스타들이 총집합한 연기와 코러스들의 앙상블로 이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특히 코러스 배우 출신으로 1991년 데뷔 이후 13년 만에 첫 주연을 따낸 김미혜씨는 순수하고 풋풋한 열정을 갖춘 ‘페기 소여’ 역에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그는 수년간 남몰래 갈고 닦아온 ‘풀백’ ‘버팔로’ 등 고난도 탭댄스 실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번 작품에서 윤석화씨와 박해미씨는 한 물간 뮤지컬 스타 도로시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윤씨는 8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출연할 예정이다.

1980년 뉴욕에서 초연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2001년부터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섹시한 의상과 더욱 빨라진 템포가 특징. 새 버전을 선보인 이번 무대에서는 거대한 거울이 천정에서 내려와 기하학적 모양을 만들어내며 춤추는 코러스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싱크로나이즈드 댄스’, 3층 높이의 분장실 세트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며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분장실 장면’, 가짜 동전 위에서 추는 ‘코인 댄스’ 등 화려한 군무들이 대부분 재연됐다. 그러나 페기 소여가 피아노 위에서 추는 탭댄스와 배우들이 계단에서 추는 집단 군무는 극장 여건상 빠져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번쩍이는 스팽글 의상을 입고 화려하게 춤추는 장면은 돋보인 반면, 배우들이 무대 뒤나 연습장에서 하는 정적인 대사는 템포가 너무 느려 다소 지루한 감을 준다.

8월15일까지 수토일 4시 7시반, 화목금 7시반. 4만∼7만원. 02-766-8551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