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자매’ 세레나(23)와 비너스 윌리엄스(24·미국).
이들은 한때 4연속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맞붙으며 세계 여자 테니스를 양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동생 세레나는 무릎 수술로 코트를 떠나 있었고 비너스 역시 복통에 따른 컨디션 난조에 시달려 세계 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동반 부진에 빠졌던 이들 자매가 나란히 준준결승에 오르며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31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16강전. 지난해 윔블던 우승 이후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을 건너 뛴 2번 시드 세레나는 아사고에 시노부(일본)를 55분 만에 2-0(6-3, 6-1)으로 완파하고 4년 연속 8강에 진출했다. 또 4번 시드 비너스는 파비올라 술루아가(콜롬비아)를 2-0(6-1,7-6)으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이들 자매는 8강전을 통과할 경우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세레나는 8강전에서 2001년 챔피언으로 7번 시드인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와 맞붙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세레나는 캐프리아티에게 2001년 여름부터 2년 동안 8연승을 질주하다 최근 이탈리아오픈 준결승에선 0-2로 패했다.
비너스는 6번 시드 아나스타샤 미스키나(러시아)와 8강전에서 만난다. 여자테니스의 새로운 강국으로 떠오른 러시아는 미스키나를 포함해 ‘괴성녀’ 마리아 샤라포바, 엘레나 디멘티에바 등 3명이 8강에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남자단식에선 ‘영국의 희망’ 팀 헨만이 4시간11분의 마라톤 대결 끝에 미셸 로드라(프랑스)를 3-2로 제치고 영국 선수로는 73년 로저 테일러 이후 처음으로 8강 무대를 밟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