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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장 개방 압력]주요 협상국 전략은

입력 | 2004-06-01 19:01:00


국내 쌀 시장 개방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주요 이해 당사국과의 1차 양자(兩者)협상이 마무리되고 있다.

한국에 쌀 협상을 하겠다고 통보해 온 9개국 가운데 미국 중국 태국 호주 등 4개국과는 지난달로 1차 협상이 끝났다.

이어 한국측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협상을 벌였으며 △2일 인도 이집트 △3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과 연쇄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1차 협상에서 드러난 각국의 협상카드는 어떻게 다를까.

▽협상국의 의도=농림부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주요 쌀 협상국은 ‘관세화를 통한 시장 개방’보다는 ‘관세화 유예를 통한 자국 쌀의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서진교(徐溱敎)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실질적인 시장 접근’, 호주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각각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한 뒤 자국 쌀의 수출량을 늘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과 태국의 태도는 조금 다르다. 두 나라는 각각 ‘상호이익의 실현’과 ‘시장접근의 질적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원칙은 무역자유화’ ‘농업협정상 관세화가 기본원칙’ 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서 위원은 “중국의 과거 협상 사례에 비춰보면 ‘무역자유화’를 언급한 대목은 한국의 여론을 감안해 관세화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인상을 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쟁점과 일정=2차 협상은 이달 중순경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1차 협상이 각국의 의사를 타진하는 수준에서 순조롭게 끝났다면 2차 협상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커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유예기간 연장으로 가닥이 잡히면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의 폭에 대해서도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MMA 물량은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MMA 물량은 관세화 유예기간이 끝나더라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 앞으로 있을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결과에 따라 필요 이상의 물량을 계속 수입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접근 방식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이 주장하는 ‘실질적인 시장 접근’은 단순히 MMA 물량 확대뿐 아니라 자국 쌀을 소매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팔고 싶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MMA 물량은 정부가 전량 사들여 가공용으로만 이용돼 왔다.

이번 쌀 협상의 시한은 올해 말로 정해져 있다. 정부는 9월 말까지 협상을 끝내고 3개월간 사후 검토를 거쳐 국민 홍보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쌀 재협상 1차 회의 현황

국가

협상일

해당 국가 반응

미국

5월

6일

자국 쌀의 실질적인 시장 접근에 관심 표명

중국

12일

상호이익이 실현될 수 있는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

WTO의 기본원칙이 무역자유화임에도 불구하고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 표명

태국

14일

농업 협정상 관세화가 기본원칙임을 강조,

시장 접근의 질적 개선에 관심 표명

호주

18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한국 쌀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

파키스탄

6월

1일

―파키스탄 등 5개국과의 협상 결과는 2일 이후 발표 예정

인도, 이집트

2일

캐나다, 아르헨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