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급랭함에 따라 하반기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기, 정책, 금리 등 집값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집값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초엔 하반기에 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동산 경기도 뒤따라 회복되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이 예상외로 급속히 마비되면서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진 것.
김선덕(金善德)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여전히 초조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주택시장 여건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안정'돼 가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 투기심리를 꺾지 못했다'면서 꿋꿋이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소장은 "예단은 이르지만, 이러다가 자칫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이 급랭하면서 소비와 투자까지 위축시키는 일본형 불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박재룡(朴在^D)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대책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시장 등 국지적인 투기과열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정부 대책이 주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전체의 판을 깨뜨릴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개입에는 부동산시장 안정 외에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목적도 있어 잘잘못은 좀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시장 상황에 따른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 시각이 달라지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정책을 담당하는 한 당국자는 "당초엔 집값을 잡기 위해 일시적 충격을 주더라도 전체 경기가 회복추세에 있어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이 전제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충격요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근(李昌根) LG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부 말마따나 자본주의에서 나올 수 있는 조치는 다 나온 것 같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 변수는 더 이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