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정정(政情)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가 상승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현물은 2.42달러 오른 배럴당 42.36달러로 종전 최고 기록(5월 24일 41.78달러)을 8일 만에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WTI 선물(先物·7월물 기준)도 2.45달러 뛴 42.33달러에 장을 마쳐 역시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날 선물가격 상승폭은 작년 3월 24일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컸다.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은 1.70달러 오른 38.72달러,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의 선물은 2.50달러 상승한 39.08달러에 각각 마감됐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0.39달러 올랐다.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인질 테러로 석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 급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2일 서울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800선이 무너졌다가 전날보다 11.38포인트(1.39%) 하락한 804.39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0.48% 떨어진 1,1242.34엔으로 마감했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1.85% 하락하는 등 아시아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일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아시아 경제가 고유가의 최대 피해자”라고 보도했다.
씨티그룹도 이날 발표한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가 급등세가 중국의 경기 둔화보다 아시아에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경기 회복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하루 평균 250만배럴을 증산(增産)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