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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복제 희망은 앞서나가는 한국뿐이다"

입력 | 2004-06-03 14:46:00


"우리 희망은 한국이다. 가장 앞서가는 한국에서 치료복제 연구를 빨리 재개해달라."

줄기세포 연구 현황을 유엔에 설명하기 위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과학회의에 참석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에게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은 2일 한목소리로 이렇게 요청했다.

세계 정상급 연구진들과 난치병에 도전하는 의사들이 두루 참석한 이날 회의는 질병 치료를 위한 인간배아 복제를 지지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유전학정책연구소(GPI)가 마련한 것. 생명윤리문제 등을 들어 연구를 중단시키려는 움직임이 미국 등에서 나타나자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황교수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생식복제는 부작용이 많고 성공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도 없으며 치료복제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난치병 환자들이 갖은 방법을 모두 동원했어도 면역거부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장기를 만드는 치료복제는 이런 부작용이 없다. 이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던 세계의 과학자들은 황교수 팀이 실험에 성공하자 "치료복제의 길을 찾았으니 그쪽으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며 연구를 독려해왔다. 이날 회의에서도 과학자들 대부분이 이같은 논지를 폈다.

회의후 리셉션장에서는 척추를 다쳐 휠체어에 의지하는 대니얼 휴만 척수장애연구기금 회장이 연설을 통해 "어린 딸의 유모차를 직접 끌어주고 싶다"며 치료복제 연구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휴만 회장은 황교수와 만나 "돈은 얼마든지 모아줄테니 빨리 연구를 재개해달라"고 호소했다고 황교수는 전했다.

또 소아당뇨병을 앓고있는 6살난 딸 에마의 어머니 데비 아베돈은 황교수에게 "한국내 여론 때문에 연구를 중단한 것이라면 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연구재개에 대한 우리의 소망을 설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는 연구를 지지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회의장으로 보내왔다. 황교수는 리브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그와 만나 연구상황 등을 설명할 예정.

복제연구는 미래의 산업이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존 기어하트 존스 홉킨스의대 교수도 "치료복제를 통해 치유할 수 있는 질병은 셀 수없을만큼 많다"고 표현했다. 미국 특허 변호사가 회의장으로 찾아와 황교수의 특허를 관리해주겠다고 제안한 것도 시장성을 인식했기 때문.

황교수는 "개발 타깃으로 삼은 몇몇 분야 가운데 하나인 '1형' 당뇨병 환자는 세계 2억명"이라며 "이를 완치할 수 있는 의학기술이 개발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크겠느냐"고 예를 들었다. 그는 "외국팀과의 합동연구가 상당히 진척된 분야도 있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황 교수는 "타깃 질환 가운데 2, 3개의 치료기술을 먼저 실용화한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몇 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논문을 쓰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일류국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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