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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피플]가수 이현우 “브랜드 안따져… 잘 어울리면 최고”

입력 | 2004-06-03 17:52:00

만능 엔터테이너 이현우씨는 화려한 옷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낸다. 강렬한 프린트의 원색 셔츠와 통이 넓은 청바지를 매치하는 식이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만능 엔터테이너 이현우(38)는 옷을 잘 이해하는 패션 스타로 통한다.

최근 출연 중인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도 그의 패션 감각은 잘 드러난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옷이 그의 몸 위에서는 한 단계 정돈되고 다듬어진다. 옷을 많이 입어 본 사람에게서만 흐르는 옷맵시가 그에게는 있다.

지난달 25일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촬영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 화려한 셔츠와 통 넓은 청바지

그는 파란색 손 자수가 놓인 하늘색 쿠스토 바르셀로나 셔츠에 통이 넓은 보세 청바지를 입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시계와 목걸이는 불가리, 반지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에서 협찬 받았지만 늘 왼쪽 귀에 착용하는 메탈 소재 귀고리는 몇 년 전 태국의 한 노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다.

“브랜드는 따지지 않습니다. 옷의 재단을 가장 눈여겨보죠. 정장은 폴 스미스나 휴고 보스를, 청바지 같은 캐주얼 의상은 보세 옷을 많이 삽니다. 오래 전 영국 구제 시장에서 구입한 가죽잠바도 즐겨 입죠.”

베이지색, 회색 등 무채색보다는 빨간색, 파란색, 주황색 등 원색을 좋아한다. 셔츠나 넥타이의 문양도 커다란 꽃무늬처럼 화려한 것이 많다. 얼마 전 극중 명세빈씨와의 키스 신에서 입은 셔츠는 빨간색과 노란색 파인애플 문양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드라마에서 상의는 화려한 셔츠 단추를 3개 이상 풀어 가슴이 드러나는 클리비지 룩을 표현하는 반면 하의는 적당히 통 넓은 청바지와 단순한 디자인의 가죽구두를 매치할 때가 많다.

6년째 그의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장정은씨가 “어딘가 튀는 옷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감각이 탁월하다”고 평하자, 그는 “다소 왜소한 체형의 결점을 알고 옷으로 보완하려 할 뿐”이라며 멋쩍어했다.

○ 지적이고 여유로운 스타일

미국 뉴욕 파슨스 스쿨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02년부터 캐주얼 의류 브랜드 ‘팻독(Fat Dog)’을 열어 전국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드라마에서도 이 브랜드의 흰색 트레이닝 잠바를 입었다.

유명 디자이너인 제일모직 정구호 상무와 절친한 파슨스 스쿨 동기 동창이지만 정씨로부터 옷을 협찬받아 입은 적은 없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부담 주는 말, 아쉬운 말을 못하겠어요.”

깔끔한 감정이 느껴지는 그의 느린 화법과 도회적 표정…. 그래서인지 가수, 탤런트, MC, 라디오 DJ, 영화배우 등 멀티 플레이어 연예인인 그에게는 ‘지적이고 여유로운 예술인’이라는 평이 늘 따라다닌다.

유독 여성 팬이 많은 그에게 드라마 속 여주인공인 명세빈, 변정수, 이태란의 패션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물었다.

“명세빈의 여성스러운 패션과 변정수의 감각적 패션을 절반씩 섞은 스타일이 좋을 듯하네요.”

지난해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개 구혼에 나섰던 그는 최근 9집 앨범 ‘신풀 시덕션(Sinful Seduction·위험한 유혹)’의 5번째 곡 ‘오늘은 가지 마’에서 “너를 보내고 싶지 않아, 오늘 밤. 난 단지 너에게 솔직하고 싶어. 나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아”라고 노래한다.

“나이가 들수록 솔직한 것이 좋아집니다. 타인과 자신의 위선적 모습도 싫고요. 패션도 같을 거예요. 여러 가지로 치장하지 않고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었어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사람이 가장 멋있어 보이거든요.”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