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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성시경 “휴식같은 음반 됐으면 좋겠어요”

입력 | 2004-06-03 19:01:00

사진제공 mu2엔터테인먼트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만 사는 이들에게 이 음반이 휴식이 됐으면 해요.”

5월말 리메이크 음반 ‘제주도의 푸른 밤’을 낸 가수 성시경(25·사진)의 설명이다.

‘제주도 …’에는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 밤’을 비롯해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동물원’의 ‘혜화동’, 이문세의 ‘소녀’,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 ‘다섯 손가락’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등 1980∼90년대의 노래 14곡을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이 음반에는 성시경이 “즉흥적인 끄적거림”이라고 평한 에세이도 함께 수록했다. 이 음반은 발매 10일 만에 3만5000장이 나갔다.

성시경은 지난해 10월 3집 ‘더블 라이프: 디 어더 사이드’를 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15만장 판매. 요즘 가요 시장에선 히트 수준이지만 1, 2집이 각각 48만, 60만장이 나간 것에 비하면 ‘슬럼프’ 수준. 지난해 9월 출연한 SBS 드라마 ‘때려’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는데 지난해 연말 집에서 가요 시상식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시상식장에 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를 계기로 그는 자신을 되돌아 봤다. 하루에 8번씩 방송 출연을 하던 지난해 말 거울을 보니 “자신이 아니라 협찬 받은 옷을 입은 연예인”이 서 있을 뿐이었다.

이때 리메이크 음반이 떠올랐다. 옛 가수들은 어떻게 자신을 관리했을까. 그리고 여섯 살 많은 누나가 자주 들려주었던 노래들을 떠올렸다. 이런 노래들의 주옥같은 가사와 멜로디를 되새기면서 요즘 알맹이 없는 노래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됐다.

“하지만 쉬어가는 음반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4집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프로듀싱을 맡은 김형석씨와 뜻이 잘 맞았지요. 저보다 어린 세대도 이런 노래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즐기기 바랍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