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북한측이 갓 출범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깜짝 놀랄 만한 제안’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다.
문희상(文喜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여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못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방식으로는 안 하겠다는 것이다. 북측에서 놀랄 만한 제안을 해왔지만 우리가 거절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도 지난해 5월 “북측에서 깜짝 놀랄 만한 제안을 해왔으나 노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며 “당시 이 주장을 수용했다면 남북관계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 같은 제안의 전달통로는 당시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권출범 직전인 인수위원회 시절 이종석(李鍾奭) 통일·외교·안보분과 위원이 북한을 은밀히 방문한 적이 있었고, 나종일(羅鍾一) 당시 주영대사도 중국을 통해 북한측과 접촉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를 강력히 부인한다.
이보다는 남북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남북 수뇌부간 특사교환을 북측이 제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북측이 ‘놀랄 만한 제안’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 남측이 이를 거부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도 3일 “남북정상회담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