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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이슈]금연해야할 101번째 이유

입력 | 2004-06-06 17:29:00


담배를 피우면 폐 등 각종 장기가 손상돼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금연을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될 것 같다. 담배 연기가 몸에 좋은 물질을 나쁜 물질로 바꿔버린다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입 안의 침에 들어있는 유익한 성분이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로 바뀌어 정상세포를 공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기술연구소의 라피 네이글러 박사팀은 영국 암 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침에는 암 세포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다. 그런데 담배연기에 노출이 되면 이 물질은 돌연 구강세포를 파괴하는 ‘공격자’로 바뀐다. 연구팀은 구강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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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구강 세포의 일부를 담배 연기에 노출시켰다.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다른 구강세포들은 담배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연기에 노출시켰다. 이어 이들 세포를 침과 섞었다. 실험 결과 담배 연기에 노출됐던 구강 세포는 침과 섞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세포 파괴현상’이 나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파괴 현상은 더 심해졌다. 반면 보통 연기에 노출된 세포는 별 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네이글러 박사는 “흡연의 해악을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이번 연구결과를 보고 경악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구강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흡연은 입술과 입안, 혀, 잇몸, 성대 주변의 모든 구강암을 유발하는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