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씨의 진행으로 지난해 방영됐던 ‘인물현대사’ 조봉암 편. ‘인물 현대사’ 등 소위 개혁적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기획제작국이 최근 사내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사진제공 KBS
KBS가 개혁 프로그램으로 내세운 ‘인물 현대사’ ‘한국 사회를 말한다’ 등을 제작해온 기획제작국이 최근 사내 평가에서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기획제작국의 PD들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부서가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4일 KBS 정책기획센터에 따르면 KBS가 올해 4월 기획제작국 보도국 교양국 드라마국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적을 ‘상’ ‘중’ ‘하’로 평가한 결과 기획제작국이 하위 15%에 해당하는 ‘하’ 등급을 받았다.
평가는 △심의평가실의 프로그램 평가 60% △예산과 인력 운용 등 일반 평가 20% △경영 역량 평가 20%를 각각 반영했다. 평가 점수가 나오면 이를 서열화해 상위 15%와 하위 15%는 각각 ‘상’ ‘하’ 등급을, 나머지는 ‘중’ 등급을 매겼다.
기획제작국은 ‘인물…’ ‘한국 사회를…’ ‘KBS 일요스페셜’ ‘추적60분’ ‘생방송 심야토론’ ‘시사투나잇’ 등 KBS의 간판 시사 및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곳. 대통령 탄핵관련 특집방송도 이 곳에서 많이 제작했다. 특히 ‘인물…’과 ‘한국 사회를…’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정연주 사장이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던 ‘정연주표’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기획제작국에 대한 사내 평가가 최하위로 나오자 소속 PD들이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PD는 “그동안 기획제작국이 하위 평가를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 이번 결과에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책기획센터 이상구 부주간은 “평가는 해당 국이 제작한 모든 프로그램의 평가 결과를 합산하기 때문에 어느 한 프로그램의 성적이 나빠 전체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국 간 평가 점수차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상’ ‘중’ ‘하’로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평가결과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