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나나 구스망 동티모르 대통령(사진)이 12, 13일 전남 순천시에서 열리는 평화축제에 참가해 축구 경기 골키퍼로 출전한다.
사단법인 하이순천은 구스망 대통령과 동티모르 22세 이하 청소년 축구대표팀 등 방문단 24명이 ‘2004 순천평화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7일 밝혔다.
하이순천은 청소년 국제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창립된 민간단체. 올해 처음 전남 동부지역의 비정부기구(NGO) 단체들과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
12일 비공식 입국하는 구스망 대통령은 곧바로 순천으로 내려가 순천대 학생회관에서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녹차밭을 운영하는 안모씨(57)의 전원주택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그는 이튿날 오전 순천시민과 함께하는 ‘평화걷기대회’에 참석한 뒤 오후 3시 순천 팔마경기장에서 자국의 청소년 축구대표팀과 조선대팀간의 친선경기에 골키퍼로 깜짝 출전한다. 동티모르 축구팀의 감독은 한국 출신 김신환씨(47). 고교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구스망 대통령은 이날 경기에서 10여분 동안 뛸 예정. 그의 순천 방문은 하이순천과 순천지역 대학생들이 지난해 12월 동티모르를 찾았던 것이 인연이 됐다. 당시 순천대 청암대 등의 대학생들은 동티모르 대학팀과 친선경기를 가진 뒤 구스망 대통령을 예방해 “축구 선수들과 함께 순천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이순천 관계자는 “구스망 대통령이 풀타임 출전의 의욕을 보였지만 의전 등의 문제를 고려해 출전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구스망 대통령은 1975년 동티모르를 강제 합병한 인도네시아에 맞서 무장 게릴라군을 이끌고 싸웠던 독립지도자로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2000년 5·18기념재단이 인류평화와 인권옹호에 공헌한 국내외 인사나 단체에 수여하는 광주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