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의 개발이익환수 방안이 임대아파트 건립 의무화로 결정되자 재건축조합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대아파트 건립으로 사업성 악화가 예상되는 조합은 재건축 포기나 집단행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7일 확정한 개발이익환수 방안은 재건축조합에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10∼25%만큼 임대아파트를 짓도록 한 것은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반면 정부는 조합의 당초 계획보다 용적률을 10∼25% 높여줘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을 줄였다.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시기도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재건축조합들은 용적률의 상향 조정과 관계없이 임대아파트 건립 자체를 악재로 보고 있다.
재건축조합의 모임인 주택재건축사업 정비사업조합협회 조병선 대표는 “7일 밤 조합장 회의를 갖고 정부 안이 당초 방침대로 확정된다면 승복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의 장영수 재건축조합장은 “임대아파트 의무화는 사유재산 침해에 해당되므로 시위나 헌법소원 제기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도 정부 방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박완기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개발이익환수는 재건축의 이익을 조합원이 챙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용적률 상향조정은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아파트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재건축 추진 단계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관리처분까지 통과된 재건축조합은 임대아파트 의무화에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 행운공인중개사무소 박헌순 실장은 “사업승인을 받은 잠실주공아파트 단지들은 이번 조치에도 시세 변동이 거의 없다”며 “조합들이 개발이익환수제 적용을 받지 않으려고 재건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계가 초기에 머물고 있는 곳에서는 거래가 끊어진 채 집값이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