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팻 걸’
프랑스 영화가 어렵다고 느꼈다면 쉽거나 재밌거나 무척 야한 최근작들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제4회 서울프랑스영화제가 11∼18일 서울 씨네큐브, 동숭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등 3곳에서 열린다. 1990년대 말부터 지난해까지 제작된 최신작을 중심으로 프랑스 영화 16편이 소개된다.
일단 야하기로 유명한 ‘로망스’의 카트린 브레야 감독이 내놓은 ‘팻 걸’(2000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름 바캉스를 즐기는 사춘기 자매들의 첫 성경험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끝으로 갈수록 사도마조히즘(가학과 피학주의)으로 얼룩지며 난해해진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이었던 에마뉘엘 베아르가 주연한 ‘나탈리’(2003년)는 조용한 삶이 뿌리째 요동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 사업가 베르나르와 결혼한 지 20년을 맞은 산부인과 의사 카트린. 그녀는 바에서 만난 호스티스에게 남편을 유혹해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해 달라고 제안한다.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로는 ‘나 세자르, 열 살 반 , 1미터 39’(2002년)가 있다. 아빠의 출장, 심부름, 친구들과의 말싸움, 첫사랑, 경쟁심으로 가득 찬 비현실적 동심의 세계 속에 갇혀 살던 세자르는 부모 몰래 런던으로 떠난다.
세 커플의 결혼식을 다루면서 10년마다 부부에게 찾아오는 위기를 위트 있게 풀어낸 ‘결혼’(2003년)은 결혼반지를 주고받는 데 망설이는 커플들을 위한 로맨틱 코미디물. ‘판타스틱 플래닛’의 르네 랄루 감독이 만든 ‘타임 마스터’(1981년)와 나라를 구한 새들에게 은혜를 갚으려는 러시아 장군의 이야기를 그린 ‘개와 장군 그리고 새들’(2001년) 등 애니메이션 2편도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6000원. 상영일정은 홈페이지(www.rendez-vous.or.kr) 참조. 02-796-0864, 0865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