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챔프카 월드 시리즈. 챔프카는 세계 2대 자동차 경주 가운데 하나다.-자료제공 서울시
《10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챔프카(CART) 월드 시리즈’가 개최 장소 문제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회 개최를 위해 1년 전부터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내에 자동차 경주장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건설교통부의 반대로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위법 논란=시는 2008년까지 5년간 매년 이 대회를 개최할 예정. 이를 위해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 있는 폭 6∼8m의 자전거 도로를 넓히고 개조해 폭 10∼15m, 2.5km 규모의 국제 규격을 갖춘 경주장을 3월에 착공해 5월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건교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콘크리트를 사용해 고정 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하천 점용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하천법 시행규칙을 들어 경주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국토관리청 하천계획과 김광덕 과장은 “하천 주변을 포장하면 빗물이 스며들지 않아 홍수 위험이 높고 이 지역은 조류보호지역이어서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하천부지를 이용하려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행규칙에 ‘하천유지관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는 괜찮다’는 단서 조항이 있고 △콘크리트 대신 빗물이 스며드는 투수콘으로 시공하며 △관람석은 조립식으로 시공해 대회가 끝난 뒤 해체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의 자전거도로를 일부 확장하는 것에 불과하며 사흘간 열리는 대회 뒤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이나 자전거 도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회 개최 어떻게 되나=서울시는 난지지구 외에 두 군데의 대체 부지를 생각하고 있다. 상암동에 들어서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도로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 도로 등이다.
그러나 조성단계에 있는 DMC의 경우 한국과 서울을 세계에 알릴 만한 ‘그림’이 안 나온다는 점, 월드컵경기장 주변의 경우 주민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서울시 정태옥 체육청소년과장은 “3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68개국에 TV로 생중계되는 빅 이벤트”라며 “만약 대회가 무산될 경우 국제적인 망신은 물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챔프카 월드 시리즈▼
포뮬러 원(F1) 그랑프리와 함께 세계 자동차 경주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대회. 미국을 중심으로 독일 멕시코 등 6개국의 16개 도시를 4월부터 11월까지 순회하며 매년 열린다. 서구에서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스포츠 행사로 대접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개최되기는 서울이 처음으로, 20개 팀 2100여명의 선수와 운영요원이 참가한다. 대회 자체뿐 아니라 관광 문화 기술 산업 등 각 분야 파급효과가 크다. 2002년 캐나다 토론토의 경우 총 관람객이 16만8000명에 직접수입이 360억원, 경제적 파급 효과는 786억원이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