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상암지구 복합문화시설 건설 계획이 졸속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옛 석유비축기지 터 5만7000평에 2004년부터 2007년까지 1600억원을 들여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 디지털콘텐츠센터와 컨벤션센터, 애니메이션 전용관이 있는 ‘문화 콤플렉스’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콤플렉스는 3층 건물로 1, 2층에 중소기업전시장 및 컨벤션센터를 두고 6000여평은 디지털콘텐츠센터로 운영하며 매봉산 일대 석유비축통들은 애니메이션 및 게임 체험 공간으로 조성된다.
그러나 건물 건설비를 부담하기로 한 중소기업중앙회측은 “서울시와 터나 규모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단계”라며 “터도 확정되지 않았고 용적률이나 건물 연면적에 변수가 많은데 이렇게 발표부터 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아마 이명박(李明博) 시장이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참관 중인 것이 발표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계획은 기본설계도 마련되지 않았고 예산도 확보되지 않다. 국고 보조를 받는 데 필요한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아 공사 착공이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새벽과 아침 시장과 동행한 과장의 국제전화 지시를 받아 오전에 갑작스럽게 보도자료를 만들었다”며 “시장이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보고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사업비 1600억원은 땅값 800억원에다 건물 연면적 1만8000평에 평당 공사비 420만원을 적용해 계산한 값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디지털콘텐츠 사업이 ‘서울형 사업’으로 적합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애니메이션 전용관 터를 물색하고 있었으며, 배후에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건설되는 상암지구가 최적지라는 보고를 올린 바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