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고유가로 고전하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에너지 파동을 겪을 때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떠올리다가 유가가 안정되면 잊어버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의 국제 동향을 보면 대체에너지 개발은 그 의미가 예전과 달라졌다. 기후협약과 같은 환경관련 국제협약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이산화탄소 배출 부담금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우리 주변의 생물자원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나무나 음식찌꺼기 등 생물자원은 쓰레기로 놔둬도 썩으면서 메탄가스라는 훌륭한 에너지원을 방출한다. 생물자원에 공정을 가하면 더 다양한 자원을 만들 수 있다. 상용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기술적으로는 모든 유화제품을 추출할 수 있다.
일부 국가는 이미 생물에너지 생산의 경제성을 확보, 어느 정도 상용화에 성공하고 있다. 브라질은 생물자원에서 추출한 에탄올에 가솔린을 섞은 ‘가소올(Gasohol)’을 상용화했고, 미국도 전체 가솔린 소비의 10% 이상을 이것으로 대체했다. 유럽 일부 국가는 바이오 디젤을 상용화해 자동차나 선박의 연료로 이용하고 있다.
생물에너지는 화석에너지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기술의 진보로 경제성 문제는 점차 해소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35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생물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우리도 그동안 대체에너지 개발에 노력했지만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4% 이상인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보잘 것 없다. 생물에너지를 상용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므로 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세제 혜택 등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석현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림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