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경제적인 위험 요소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를 살릴 수 있는지는 앞으로 한국이 하기 나름이다.”
모건스탠리 한국지사의 박천웅 상무(리서치헤드·사진)는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한국투자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를 이렇게 전망했다.
박 상무는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을 방문하고 여당 경제정책 방향의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는 등 잇따라 경고를 던졌던 증시전문가.
그는 “중국 경착륙 가능성, 미국의 금리 인상, 국내의 정책적 불확실성 등 위험요소가 많다”며 “그러나 한국 기업이익 증가세, 저평가된 주가로 볼 때 현재 변동성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최근의 ‘경제 위기’ 논란에 대해 “인구 구성이나 경제 구조를 따져보면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보다는 미국식 장기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7년 정도는 고성장이 가능하므로 일단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면 분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것. 그는 “구체적 대안 없는 위기 논란은 굉장히 불건전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여당이 여러 정책방향을 표출해 경제주체들이 투자, 소비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상무는 앞으로 세계 경제는 중기적 하강 국면에 접어들겠지만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가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이때 투자 전략으로는 △장기 추세를 보고 주가 약세를 활용하는 역발상 투자 △성장률이 이어지는 소수 종목 투자 △방어주, 내수주 투자 등을 제안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