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만두’ 불똥이 주식시장에도 번졌다.
10일 서울 증시에선 불량재료를 납품받아 만두를 만든 것으로 확인된 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날 정오경 ‘불량만두 제조업체’ 명단을 공개하면서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탔다.
올해 2월까지 불량재료로 만두를 만든 것으로 확인된 기린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으며 삼립식품은 8% 이상 급락했다.
또 CJ는 2002년 이전에 불량 무말랭이를 공급받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제일냉동식품이 자회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풀무원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주가가 4% 이상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이번 불량만두 사태가 불량재료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당분간 냉동식품 업체들의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라수산 오양수산 대림수산 등이 장중 한때 상한가까지 오른 가운데 동원수산 한성기업 등 다른 수산업 관련주도 주가가 큰 폭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만두파동이 겹치면서 전혀 상관이 없는 수산주가 급부상하는 투기적 매매가 이뤄진 것.
증권전문가들은 상장 등록사 가운데 포장만두를 주력제품으로 삼는 기업들이 없기 때문에 이번 만두파동으로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LG투자증권은 “이번 사태가 기업이미지와 신뢰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 CJ 등 냉동식품 관련주의 단기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동부증권은 “납품의 진위와는 별개로 식품의 유해성 논란이 지속될 경우 냉동식품 전체의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으로 단기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원은 “과거 ‘우지파동’ 당시 삼양식품이 큰 타격을 입었던 것처럼 이번 불량만두 파문에 관련이 있는 업체들도 상당기간 곤욕을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