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의 하나로 고구려를 자국 역사에 편입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발간된 옛 지도 모음집에서 고구려를 타국으로 표기한 옛 중국지도가 발견됐다.
특히 이 지도는 최근 중국에서 발간된 옛 지도 모음집에 수록된 것이어서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이 왜곡된 것임을 중국 스스로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의 김우준(金佑俊) 교수는 10일 “1998∼2000년 중국에서 출판한 중국의 고(古)지도 모음집에서 고구려를 신라, 백제와 함께 외국으로 표기한 지도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증거로 제시한 지도 모음집은 중국의 원우(文物)출판사가 2000년에 출간한 ‘중국고대지도집(中國古代地圖集)’ 영인본과 하얼빈(哈爾濱)출판사가 1998년에 출간한 ‘중화고지도진품선집(中華古地圖珍品選集)’ 영인본.
중국고대지도집에 실린 청나라 시대 지도인 ‘동남양각국연혁도(東南洋各國沿革圖)’에는 한반도 지역을 ‘조선(朝鮮)’으로 표기하면서 옛 왕조 명칭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를 함께 표기했다.
또 중화고지도진품선집에 수록된 송나라 시대 지도에도 우리나라를 ‘동이(東夷)’로 명기하고, 그 안에 고구려 백제 신라를 병기했다.
이 밖에 김 교수가 함께 공개한 청나라 지도 ‘대청제국지도(大淸帝國地圖)’에는 중국과 조선의 국경을 현재의 두만강이 아닌 두만강 이북지역으로 경계선을 설정해 사실상 북간도(北間島) 지역을 한반도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간도문제를 자국의 이익에 맞게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도”라면서 “중국이 대대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상황에서 중국판 지도에서 고구려 및 간도가 우리의 영토로 표기된 것을 발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