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과 중국경제의 긴축, 원화절상 등 ‘삼중고(三重苦)’로 5월 중 기업들이 느낀 체감경기가 전월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의 긴축정책이 강화될 경우 기업 5곳 중 1곳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기업실사지수(BSI)는 80으로 4월의 87에 비해 7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2월 77에서 3월엔 81로 상승세로 반전돼 두 달간 오르다 5월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부진하다고 느끼는 업체 수가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기면 그 반대다.
또 6월 중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5월의 96에서 82로 대폭 하락해 제조업체들은 이달 경기가 전월에 비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 가동률 BSI는 4월 98에서 5월 95로, 채산성 BSI는 같은 기간 79에서 75로 낮아졌다. 특히 가동률 BSI는 3, 4월 연속 상승하다 5월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통신업 운수업 도소매업 등이 포함된 비(非)제조업의 업황 BSI 역시 4월의 81에서 5월에는 73으로 크게 하락했다.
김철(金徹)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유가 급등, 중국경제 긴축, 원화절상 등에 따라 기업들이 5월 중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됐다”면서 “특히 수출기업의 업황 BSI가 4월 91에서 5월 87로 4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내수기업은 86에서 78로 8포인트 하락해 내수기업의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 기업 중 5.2%는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21.4%는 긴축정책이 강화되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