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암에 걸리면 이를 사형선고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최근 급증하는 갑상샘암은 10명 중 9명이 완치된다. 특히 초기 갑상샘암의 완치율은 95%나 된다.
반면 췌장암은 10명 중 1명만 완치된다. 사형선고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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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이는 발견 당시 암의 진행 정도 외에 암 자체의 특성에도 기인한다. 암도 아는 만큼 극복할 수 있다.
▽느는 암, 주는 암=한때 한국에서 발생률 사망률 1위의 암은 단연 위암이었다. 그러나 최근 폐암에 사망률 1위 자리를 내 줬다.
전문가들은 담배소비량이 늘고 있어 국내의 폐암 사망률이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늘고 사망률은 현재의 2∼3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엔 대장암 유방암 전립샘암 등 선진국형 암도 크게 늘고 있다. 이 중 전립샘암이 가장 급증하는 추세다. 1995년에 비해 2002년엔 211%로 증가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97년까지 여성에게 위암에 이어 발생 2위였던 자궁경부암은 위생상태가 개선되고 암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줄어 현재 6위로 떨어졌다.
▽치료가 쉬운 암, 치료가 어려운 암=갑상샘암은 재발해 완치가 안 되더라도 10∼20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다른 곳에 전이되더라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 또 갑상샘 조직에만 작용하는 방사성 요오드라는 치료방법이 완치를 돕는다.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은 전립샘암. 미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97.2%나 된다. 다른 장기로 전이가 안된 전립샘암의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전이된 전립샘암은 호르몬치료를 통해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반면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매우 낮다. 우선 진단이 어렵고 치료 또한 쉽지 않다. 최근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과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이 도입됐지만 치료율은 여전히 낮다.
폐암도 조기발견이 어려워 치료율이 10%에 불과하다. 암세포가 성장해 기관지를 막는 순간까지 별 다른 증세가 없다는 게 문제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치료=암과 관련된 유전자나 단백질을 분석해 개인에게 가장 맞는 치료를 하는 것.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에 대한 ‘허셉틴’이라는 항암제. 말기 유방암 환자 중 HER-2라는 유전자가 특히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따라서 HER-2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환자에게 이 약을 쓰면 효과가 크다.
최근엔 대장암 환자도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이 나왔다. 유전자증폭(PCR)을 통해 유전자의 불안전성 정도를 분석하는 것. 불안전성이 높으면 재발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굳이 보조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
소아 백혈병과 암에 자주 사용되는 항암제인 ‘6MP’는 ‘TPMT’라는 효소에 의해 대사가 이루어진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 효소의 양을 미리 검사해 약의 용량을 정할 수 있다. 만약 TPMT라는 효소가 없는 환자에게 일반적인 용량을 사용하면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뇌종양의 경우 항암치료의 반응률이 ‘MGMT’라는 유전자의 활동 여부에 따라 16배나 차이가 난다. MGMT는 항암제 치료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 유전자가 활동하지 않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07년까지 ‘국가암조기검진사업’만든다▼
정부는 2007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암 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등 다섯 가지의 가장 흔한 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을 만들고 있다.
조기 발견만이 개인이나 국가적으로 암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위암은 40세 이상부터 위내시경, 수면내시경 또는 위장관조영술로 발견한다.
대장암 검진은 대장조영술과 에스상결장경 또는 대장내시경을 사용한다. 검진 대상자의 나이는 50세 이상으로 5∼10년마다 한번씩 검사를 받는다. 그러나 가족 중에 2명 이상이 대장암 환자이거나 55세 이전에 대장암 발생이 있었다면 검사 시기는 달라진다. 이땐 40세부터 5∼10년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다.
5∼10년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이유는 대장에 작은 혹이 생긴 뒤 본격적인 암으로 진행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리기 때문.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세포 및 조직 채취로 검사한다. 예전엔 검진 대상이 성경험이 있는 30세 이상이었지만 최근 대한암학회에서 권하는 조기검진은 성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모든 여성으로 1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
폐암은 아직까지 조기진단이 어렵고 조기진단법에서도 논란이 많다. 다만 최근 저선량 나선형 컴퓨터단층촬영(CT)이 도입돼 기존 X선 필름보다 효과가 좋은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엔 대한암학회에서 조기검진 방법으로 저선량 나선형 CT를 권하고 있다. 저선량 나선형 CT의 주 대상자는 하루 1갑 20년 넘게 흡연한 성인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세포 및 조직 채취로 검사한다. 검진 대상의 나이는 성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으로 매년 받아야 한다.
3년 연속 검사에서 정상으로 판정되면 다음엔 2년마다 받으면 된다.
최근엔 성 개방 풍조와 맞물려 성경험을 하는 연령이 빨라지면서 미국처럼 20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폐암은 아직까지 확실한 조기진단법이 갖추어져 있지 않는 상태. 다만 최근 저선량 나선형 컴퓨터단층촬영(CT)이 도입돼 기존 엑스(X)선 필름보다 효과가 좋은 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저선량 CT의 주 대상자는 하루 1갑 20년 넘게 흡연한 45세 이상의 성인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7대 주요 암 조기검진 권고안암 종류검진대상검진주기검진방법위암40세 이상2년위내시경검사 또는 위장조영술간암남자 30세, 여자 40세 이상.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양성.6개월간초음파검사 +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대장암50세 이상5∼10년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조영술+에스결장경검사유방암30세 이상 매월유방자가검진35세 이상 2년의사에 의한 진찰40세 이상 1∼2년의사에 의한 진찰 및 유방촬영술자궁경부암성경험이 있거나 만 20세 이상 모든 여성(단 성경험이 없는 경우는 제외)2년자궁경부 세포진검사폐암20년 이상 흡연 또는 폐암의 가족력이 있는 45세 이상 1년흉부 X선과 저선량나선형CT전립샘암50세 이상1년전립샘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