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부처는 물론 국회까지 신행정수도로 이전키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국회가 880여억원 규모의 새 건물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 신축 중이어서 이전이 강행될 경우 막대한 예산이 낭비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의사당 내 헌정기념관 옆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6층(연건평 1만3654평) 규모의 새 건물을 2007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국회는 2005년 말 1차로 지하층을 완공하면 국회도서관 내 장서를 옮기고, 2007년 지상층이 완공되면 여의도의 한 금융회사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예산정책처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안대로 2010년부터 국회를 신행정수도로 옮길 경우 국회는 새 건물을 3년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전 완료 시점인 2014년에 옮긴다 해도 7년만 쓸 수 있다. 현 국회의사당 본청은 1975년 9월부터 사용 중이다.
이에 열린우리당 신행정수도건설특별위원장인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지금이라도 신축 건물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측은 “2002년 설계가 끝난 건물을 이제 와서 축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