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나온 SUV는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퓨전형이 주류를 이뤄 소비층이 넓다.
퓨전형은 정통 SUV의 기능에 세단형 승용차 또는 스포츠 카 등의 특성을 부분적으로 갖추고 있다. 따라서 크로스오버 또는 ‘장르 파괴’ 형이라고도 불린다.
음악에서 크로스오버가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을 의미하듯이 자동차에서도 여러 기능과 특성이 혼합돼 새로운 스타일이 나왔다는 뜻이다.
퓨전형 SUV의 인기는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도 나타난다.
SUV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998년 6.7%에서 2001년 17.7%, 지난해에는 28.9%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 등 퓨전형이 시장에 나오면서 4월 이후 시장점유율은 35%대로 치솟았다.
수입자동차 업체들도 신형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SUV 판매는 올해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스타일=최근 등장하는 퓨전 카들은 SUV와 세단형의 융합, SUV와 스포츠카의 결합 등 다양하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니면 스타일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는 쏘나타를 만드는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이 때문에 정통형 SUV처럼 차량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프레임이 없는 대신 승차감이 몸집에 비해 뛰어나다.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는 정통 SUV를 토대로 제작됐지만 세단처럼 승차 기능을 높였다. 쏘렌토에 프레임이 내장돼 차체가 튼튼하고 주행 성능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는 세단형인 체어맨을 만드는 플랫폼에서 나왔다. 그러나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은 정통 SUV인 렉스턴의 엔진을 탑재했다.
GM의 캐딜락 SRX(배기량 3175cc)는 세단형 플랫폼을 이용했다. 하지만 SRX의 연비는 L당 12.5km로 배기량이 비슷한 국내 승용차에 비해 높은 편이다.
BMW의 소형 SUV인 X3도 정통 SUV와 달리 차체에 프레임이 없다. 차체가 낮아 험한 길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시내에서는 주행 안정성이 돋보인다.
▽다목적 기능=퓨전 SUV는 저렴한 연료비, 뛰어난 승차감과 함께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투싼은 정통 SUV에서 화물 적재 기능을 축소해 콤팩트 SUV로 불린다. 차체가 크지 않고 정숙성까지 겸비해 출퇴근, 사업, 레저용 등으로 이용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세단을 만드는 플랫폼에서 제작된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는 평일에는 세련된 스타일의 세단으로, 주말에는 짐을 싣거나 나들이 용도로 쓰는 미니 밴으로 이용할 수 있다.
PT크루저라는 이름은 차량의 용도와 개인적 취향에 따라 ‘나만의 교통수단(Personal Transportation)’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은 것이다.
SUV와 스포츠카의 기능이 결합된 아우디 올로드콰드로 2.5TDI는 스포츠카와 유사한 승차감을 살리고 험로 주행 기능을 강화해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세단을 만드는 플랫폼에서 탄생한 렉서스 RX330은 SUV의 성능에 고급 세단의 기능을 더해 럭셔리 SUV로 불린다. RX330은 진동 및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갖추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